[이코노믹리뷰] 2005-08-01 09:11
贊 = 외래관광객 유치하고 경제, 고용효과 매우 크다
反 = 기존 업체도 죽는 판, 온 나라 도박판으로 만들 것

“정부나 지자체가 레저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만 했지. 막상 사업 과정에서 도와준 게 없다. 도로 하나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고 시민단체는 데모하고 주민들은 민원을 해댄다. 조(兆)단위 투자금액을 국내 업체 단독으로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외국자본이 들어와야 된다. 그런데 카지노라는 확실한 당근이 없는 상황에서 어느 외국자본이 수백, 수천억 원을 투자하겠는가.” 수조 원대 사업규모의 관광 레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기업 한 임원의 푸념이다. 이 인사는 겉으로 표현은 못했지만 사업대상 지역의 사업지원기관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잖은 불만을 표출했다.

실제로 이 업체는 (비공식 의견임을 밝혔지만)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이나 지역의 양해나 이해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사업대상지역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체 후보지는 국내가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이다.

카지노 딜레마의 한 단면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정부는 관광·레저산업을 육성하고 경제효과, 고용창출효과 등을 위해서는 카지노산업의 필요성을 인정, 카지노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굴뚝산업의 공동화, 지역경제의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들은 관광레저 중심의 도시, 기업도시가 필요하다고 보고 투자유인책으로 카지노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환경·시민관련 단체들은 무분별한 난개발은 결국 환경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며 전 국토의 사행산업화를 부추긴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기존의 카지노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양적 증가는 경제적 득실에서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딜레마 1.
외국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나

정부는 지난해 9월 카지노 신규 허용을 발표하면서 이런 이유를 댔다. “외래 관광객이 140만명 이상 증가했고 서울 부산의 경우 (카지노)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불균형을 해소한다. 앞으로 적극적인 외래관광객 유치와 관광수입 증대로 관광수지 개선을 도모하겠다. ” 하지만 카지노 증설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적이다.

이충기 경희대 교수가 산업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2004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거 10여 년 간 외래 관광객은 약 200만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카지노 이용객은 60만명과 70만명 사이에서 머무르고 있다. 연평균 약 3%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9년 오미숙 당시 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현 순천향대 관광경영학 교수)도 카지노 이용실태 조사 논문을 통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카지노시설 증대, 복합시설화 등의 하드웨어보다는 딜러를 포함한 종사원의 고객응대서비스 및 적극적인 해외홍보가 더욱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카지노장 선택의 중요 요인으로 제시된 딜러의 응대나 고급스런 시설 요인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이들 요소의 집중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딜레마2.
카지노 외화벌이산업인가

정부는 서울 부산 지역에 카지노를 신규로 허가할 경우 약 1억5000만달러 내외의 외화획득을 예상했다. 카지노 신규허가로 1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린다면 생산유발 1519억원, 부가가치 유발 1608억원의 파급효과와 1만1738명의 직·간접 고용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지노 찬성론자들은 카지노산업의 외화가득률이 93.7%로 수출산업의 외화가득률(반도체: 39.3%, TV: 60.0%, 승용차: 79.5%)에 비하여 높다고 주장한다. 또 외래관광객 1인당 소비액을 늘리고 체류기간을 연장시키며, 카지노 이용객 1인당 소비액(527달러)은 외래관광객 1인당 소비액(1107달러)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단일 지출항목으로는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진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정책실장에 따르면 외화가득률은 수출상품이 외화 획득에 공헌하는 정도를 표시하는 비율로서 국산 원재료의 사용비중이 큰 수출상품일수록 외화가득률이 커지는 것을 감안할 때 도박산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합법적인 도박산업으로 9조원 가량의 매출을 내는 동안 도박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범죄 등 국내의 사회적 손실이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그래서 도박산업을, 단순히 매출액이 얼마라는 수치놀음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는 주장이다.

8곳의 카지노가 몰려 있는 제주도 사정을 보면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제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2004년 도내 8개 카지노의 매출액은 1100억원 안팎으로 전년보다 10% 가량 증가했으나 2002~2003년 연속 15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00억원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지노 이용객이 90년대 중반부터 줄며 한 해 제주를 찾는 외래관광객이 30만명 안팎에 그친다. 적정 카지노 수는 2개 정도인데 이를 4배나 초과하고 있다.

딜레마3.
기업도시, 카지노가 약인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카지노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복합된 카지노 형태, 슬롯머신과 다양한 테마시설들이 제공되는 리조트카지노 형태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자체들의 관광레저사업, 정부의 기업도시 선정과도 일맥상통한다.

기업도시는 말 그대로 기업이 A to Z를 책임지는 것으로 별도의 중앙정부 지자체의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다. 500만평 규모의 산업형 기업도시가 만들어지면 약 28조원의 투자에 29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도시 가운데 하나의 유형인 관광 레저형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선정지역 가운데 하나인 전북 무주군에는 골프 콘도 주말농원 등이 들어서는 관광레저도시로 건설된다. 관광레저형 도시에는 5000억원 이상 투자되는 것을 전제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건설도 허용된다.

재심의 대상으로 이번에 빠진 충남 태안군과 전남 해남-영암군 두 곳은 8월 경 승인 여부를 심의키로 한 지역이다. 두 곳은 농지용 매립지나 간척지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남-영암의 경우 전라남도가 역점을 두고 시행하는 J프로젝트의 중심지이다. J프로젝트는 국내외 자본 30조원 가량을 투자해 전남 해남 영암군 일대 2900만여 평을 골프장, 카지노 등을 갖춘 자족형 관광레저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카지노와 도박도시 건설에 불과하다며 개발사업자에게 엄청난 개발이득을 안겨줄 뿐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결국 재심의 대상이 됐다.

딜레마 4,
외국인투자, 카지노 없이 될까

J프로젝트와 관련,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전라남도. 그런데 미국의 카지노 거부로 포천 선정 세계 19위 부자인 셸던 애덜슨 LVS(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 “J프로젝트가 우리가 추구하는 관광리조트와 성격이 비슷하다”며 투자의향을 밝혔다.

2003년 관광진흥법이 바뀌어 5억달러 이상을 대통령령이 정한 지역의 관광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카지노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카지노없이 애덜슨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남 광양에서 경남 하동 남해군 일원에서 진행 중인 남해안프로젝트.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파슨스 社의 밥 스미스 회장은 이 곳을 방문, “호텔, 골프장, 콘도와 함께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나 경마장도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레저업체 겐팅그룹의 챈경푹 부회장은 지난 6월 강원도 양양을 방문, 투자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물론 양양군에서는 5억달러 이상 투자하여 호텔 면세점 카지노 등을 건립하면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고.

하지만 투자를 미끼로 과도한 요구나 애매모호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 업체는 보상비 절약을 위해 1단계 사업이 시작도 되기 전에 2, 3단계 사업예정 부지를 조용히 매입하고 있다. 사업을 위해서인지, 부동산 투기를 위해서인지는 모호하다. 제주도를 방문한 미국 투자사 관계자들은 수억 달러의 투자를 내거는 대신 공항확장, 카지노허가제한, 면세 등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이상의 수준을 요구했다고 한다.

관광레저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뛰어든 외국자본이 건전한 관광자본이 될지 금융투기자본처럼 하이롤러(High Roller, 큰 돈을 걸고 도박하는 사람)에 불과할지 이 역시 딜레마이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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